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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현상학에서 비판의 여섯 가지 의미

리사 건서(Lisa Guenther)

번역 : 장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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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 이 논문 「비판적 현상학에서 비판의 여섯 가지 의미(Six Senses of Critique for Critical Phenomenology)」는 그동안 ‘비판적 현상학’이라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분야에 천착해온 저자 리사 건서(Lisa Guenther)가, 비판적 현상학이 어떤 방식으로 비판적일 수 있는지 설명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저자는 현상학을 (사회)비판의 학문으로서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비판적 현상학이 무엇인지 묻기 이전에 왜 현상학이어야 하는지 먼저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왜 하필 현상학인가?

 

 이 질문은 저자가 자신의 논문에서 직접 묻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상학은 일반적으로 사회에 비판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학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세계’마저 괄호에 넣는 현상학의 판단중지(epochē, 에포케) 등의 방법론을 떠올려 보면, 1인칭 관점의 주관이나 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만 같은 현상학이 과연 어떻게 (사회)비판적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체현(embodiment, 체화)과 같은 현상학의 일부 개념들은 몇몇 비판이론가들에게 영향을 미친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퀴어 이론가이자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는 『세상이 왜 이래?: 팬데믹 현상학(What World is This?: Pandemic Phenomenolgy)』(2022)에서 자신을 포함하여 “… 많은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지배와 규율의 구조를 반성하고 변화시키려고 할 때, 현상학은 체험(lived experience)의 구조를 이해하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한다(70). 이와 같이 현상학을 비판적으로 전유한 페미니스트, 퀴어 이론가들은 특정한 몸의 경험을 만드는 ‘사회적, 역사적 구조’와 ‘체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할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도 리사 건서는 비판적 현상학이 현상학과 비판이론의 생산적인 만남에서 비롯됨을 인정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고전적 현상학과는 달리(저자는 고전적 현상학과 비판적 현상학을 구분한다), 다른 비판적 이론들과 결합할 수 있는 비판적 현상학의 혼성적인(hybrid) 특징은 규범적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집단행동까지 포함하는 잠재력을 지녔다. 저자의 논의를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비판적 현상학뿐만 아니라 현상학 자체의 비판의 가능성 또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사회적 구조에 의해 형성되면서도 그 사회적 구조로 마냥 환원되지 않는 체험의 ‘환원 불가능성(irreducibility)’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려고 시작했던 번역 작업인데 운이 좋게도 아카루트 해외논문번역지원사업을 통해 비판적 현상학에 대한 논문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 현상학에 관심이 있거나 현상학이 어떻게 비판적 실천을 위한 자원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논문에 등장하는 다수의 철학 및 현상학 용어의 번역은 그 분야에서 통용되는 용어를 선택하려고 노력하였고, 참고문헌의 텍스트 중 국역본이 있는 경우 참고문헌 목록에 추가적으로 그 정보를 병기하였다.

 

저자 소개

 리사 건서(Lisa Guenther)는 캐나다의 철학자이자 활동가이다. 현재 퀸스 대학(Queen’s University)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비판적 감옥 연구(critical prison studies)와 현상학, 페미니즘, 대륙철학 등이 주 관심 분야이다. 다수의 비판적 현상학에 대한 글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는 『타자의 선물: 레비나스와 재생산의 정치학(The Gift of the Other: Levinas and the Politics of Reproduction)』(2006), 『독방 감금: 사회적 죽음과 그 사후(Solitary Confinement: Social Death and its Afterlives)』(2013) 등이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맥락에서 수감 제도의 폐지와 탈식민화의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s://www.queensu.ca/philosophy/people/lisa-guenther

첨부파일 : 비판적 현상학에서 비판의 여섯 가지 의미_장혜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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