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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황정아 (한림대학교)
저널정보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 개념과 소통 제28호
발행연도
2021.12
수록면
119 - 148 (3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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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팬데믹이 드러낸 취약성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하고 절박하게 소환되었으나그 과정에서 돌봄 자체가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음이 드러났다. 없어서는 안 되지만인정받지 못하고 절실히 요구되지만 하찮게 여겨지는 모순적 지위야말로 자본주의체제 아래 돌봄이 겪어온 오랜 역사이다. 돌봄의 지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나아가돌봄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시도가 체제를 전환하는 일이 되리라는 주장은 이로부터 연유한다. 돌봄은 그 정도의 급진적 함의를 갖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봄이 체제 전환을 추동하는 주요 동력이 되리라는 주장이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는다. 가속화되는돌봄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재생산이라는 차원에서 돌봄과 자본의 근본적 모순을 조명하고 인간 삶과 문명의 지속에 돌봄이 담당하는 광범위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시도들이 있어왔다. 그런데 돌봄 ‘중심’의 사회가 온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가치의 재해석과 전환이 수반된다. 다시 말해 돌봄이 중요한 가치로서널리 승인될 뿐만 아니라 ‘좋은 삶’에 대한 한층 진전된 해석이자 새로운 애착과 열망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돌봄에 관한 여러 해석, 특히 돌봄을 주로 취약성과 연결하는 해석은 돌봄을 보편적으로 ‘중심적인’ 가치로 만들 만큼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돌봄이 중심적인 가치가 되기를 지향한다면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 전체를 포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주제보다가치 전환과 관련된 질문들을 강렬하게 촉발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화두’로서 돌봄이 갖는 잠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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